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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낮술 마시면 더 빨리 취할까?

 

 

 

완연한 봄날이 계속되는 요즘, 볕 좋은 테라스에서 가볍게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켜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반주(飯酒)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하지만 ‘낮술에 취하면 부모도 몰라 본다’는 속설이 떠올라 선뜻 마시기 두려워진다. 그만큼 낮술이 취하기 쉽단 얘기다. 실제로 낮에 마시면 저녁에 마실 때보다 적게 마신 것 같은데도 취기가 빨리 오른다는 지인들의 증언이 속속 들려온다. 정말 낮술이 더 빨리 취하는 의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일까?

잔에 맥주가 가득차 있다

항간에는 낮 동안 신진대사가 원활해서 그렇다는데, 실제로 그 이유 때문인지 궁금해졌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 교수에 따르면, 낮이라고 더 빨리 취하고 밤이라고 덜 취하는 게 아니다.

낮과 밤처럼 특정 시간대가 취하는 정도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낮에 술을 마실 때 더 쉽게 취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은 환경적인 이유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낮술을 마시는 경우는 흔치 않다. 어두운 밤이 아닌 낮이라는 익숙지 않은 환경에서 술을 마셔서 심리적으로 더 빨리 취하는 것처럼 느끼게 될 뿐이라는 것.

일부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낮에는 신진대사가 활발해서 빨리 취한다는 얘기는 잘못된 속설이란다. 신진대사의 활발한 정도는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시키는 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근거 없는 얘기다. 그렇다면 술을 마실 때 실제로 취기가 빨리 오르게 하는 요소는 뭘까?

신현필 교수가 일러준 결정 요인은 두 가지다. 술을 마실 때 같이 먹는 음식의 양과 몸속 수분 상태. 음주할 때 음식을 적게 먹을수록, 몸속 수분이 부족해 갈증을 느낄수록 상대적으로 알코올 흡수량이 많아져 빨리 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낮술이건 밤술이건 취하지 않게 적당히 즐기는 음주문화를 향유하자.